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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농촌, 마필산업이 대안이다.
김명기 2008-09-12 3395
미래의 농촌, 마필산업이 대안이다.

* 농촌의 현실은 납량특집!

F.T.A. 가 타결되고 난 후, 두 번째 여름인 올해 농업부문의 현장에서 떠도는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납량특집에 가까운 공포다. 농업 기반이 이미 절반가까이 무너졌으니 앞으로 별 영향(?)이 없다. 라는 주장도 있지만, 적어도 1~2년 사이에 농촌전체규모의 70~80% 가까이가 사라질 것이고, 자칫 잘못하면 농업기반 자체가 완전히 와해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도 있다. 혹시 F.T.A.로 인하여 보상금 같은 것이 나오면 목돈을 쥐고 농촌을 떠나겠다는 자탄도 있다. 어느 쪽이든 안 될 말이다.

* 농촌 없이 국가 없다.

농촌은 반드시 유지되고 가꾸어 져야 한다. 수입식량에만 의지하다가 주 수입국에서 기근이나 전****이 발생하거나, 전쟁이 일어나 식량이 무기화 되면 어쩌겠는가? 농촌이 없이는 국가나 미래도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농촌은 당장은 경제성의 열세 때문에 직접 생산은 못하지만, 언제고 위기 상황에는 곧장 파종하고 가꾸어 식량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더욱 튼튼히 해야만 한다.

미래의 농촌은 현재와 같은 생산 농촌이 아니라, 전원농촌으로 탈바꿈 해야만 한다. 각종 농작물을 수확하여 도시로 팔러가는 형태의 농촌은 끝났다. 조만간 그 자리는 수입 농산물이 대체하게 될 것이다. 농촌은 국민들이 언제고 찾아가 휴식과 레저를 즐기고 도시 살이의 피로를 풀고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도록, 자연환경을 잘 유지하고 아름답게 가꾸어져야만 한다. 물론 여기에는 막대한 재원이 든다.

* 균형부담금이라고?

유럽에서는 농촌을 위한 균형부담금이라는 것이 있다. 유럽에서는 식수원인 지하수와 경관, 생태환경, 전통을 보존하는 농민들을 전 국민의 든든한 파수꾼, 별장지기라 믿고 있다. 국민의 80%이상이 균형보조금을 지급해서라도 농업을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균형보조금의 지급하는 목적도 단순히 농가소득 보전이 아니다. 농촌에 거주하는 농민이 자연환경과 경관을 지키고 문화를 보존하는데 그 의미를 두어,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도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농촌경제연구원 등 11개 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따르면 농어업과 제약업 등이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F.T.A. 체결에 따른 농업부문 생산 감소액은 향후 15년 동안 총 10조465억원으로, 연평균 6,69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최대 수혜자인 제조업 분야에서는 역시 자동차 산업이 협정 발효 15년간 연평균 2조9천억원에 육박하는 생산 증가를 보이면서 가장 큰 혜택을 본다. 자동차 산업은 F.T.A.로 15년 총 43.5조의 생산 증가 혜택을 보는 것이다. 농업부분 피해액은 자동차등 제조업 생산 증가액의 약 23%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F.T.A. 수혜산업에서 농촌 발전기금, 레저세 등으로 피해액을 균형분담금으로 농촌에 보전해 주어야 한다.

* 말 값의 진실을 밝혀라.

마필 축산으로 농촌의 미래를 열자라고 주장했더니, 한 마리에 수억 원 씩 하는 말을 가난한 농민들이 어떻게 구입하느냐는 질문과 또 농민들에게 막대한 빚을 안겨주는 것은 아닌가? 하고 따지는 분들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시중에 쓸 만한 승용마 한 마리는 약 500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제법 교육을 잘 받은 말은 700~천만 원. 생활체육시합용 말은 3~4천만 원, 독일산 선수용 말이 5천~ 일억을 호가할 뿐, 마필은 생각보다 저렴하다. 제주산 조랑말은 Kg당 8천원이므로 약 200~300만 원 정도다. 승용마 가격이 이렇게 저렴한 것은 경주마 경매에 판매되지 않은 말이거나 경주 불용마들이기 때문에 생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한 가격으로 말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 축산과 관광 두 마리 토끼를 쫒자!

선진 국가들의 예를 볼 때, 농촌 소득의 많은 부분을 마필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마필산업은 마필을 생산하여 경마나 승마로 소비하는 직접적인 생산소득이 있고, 마필을 이용하여 농가형, 산악형, 해안형 승마장을 운영하는 관광수입의 두 가지 소득이 있다. 국민들이 레저와 건강을 위하여 흘리는 땀방울이, 곧바로 농촌을 비옥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필 문화가 사회전반에 잘 인식되고 농촌 승마문화마을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먹고 자는 주말여행이나, 휴가비용이 모두 고스란히 농촌에 남겨지게 된다. 게다가 이미 많은 수의 승마 인들이 해외 승마로 외화를 쓰고 있으며, 매년 외국산 말을 들여오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비용들이 모두 우리의 농촌으로 돌려져야만 한다. 더 나아가 우리가 우수한 말을 생산하여 해외에 수출하지 못할 이유는 또 무엇인가?

* 국내 마필 축산의 현황

현재 국내엔 약 150개의 승마장이 어렵게 운영되고 있다. 이중 29개만이 문광부 정식 인가 승마장이고, 이중에도 몇 개는 폐업을 한 상황이다. 추정되는 승마인구는 약 2만 명이라고 하지만, 실제 회비를 내는 유효 승마인구는 6천명에 불과하다. 년 간 산업규모는 약 800억 원 정도이고 승용마는 3천두에 불과하다.

경마의 경우를 보면 2006년도 현재 5조 3천억의 매출 규모지만, 이는 2002년 7조 6천억 원을 점점으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경주마는 149개의 민간목장에서 1090두를 생산해서 이중 불과 700두만 경매되었다.(2005년 기준) ‘바다이야기’ 사태로부터 비롯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의 시행’ 등으로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경마산업이 위축되면 승용마의 99%를 경마 부적격마나 퇴역마로 사용하고 있는 국내 승마산업도 살아남을 수 없다. 한마디로 국내 마필축산의 미래가 말라죽어 가고 있다.

* 마필 축산에 희망은 있는가?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국민소득 5천불 시대엔 승용차가 대중화 되었고, 1만불 시대엔 골프, 2만불 시대엔 승마, 3만불 시대엔 해양수중 스포츠가 대중화 되었다. 또한 국민소득 2만불 규모의 선진 국가는 전체 G.D.P.의 1~3% 정도를 마필산업에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2위의 경제 규모로 약 8조~9조 원 가량이 예상된다. 경마산업 이외에도 약 3~4조원의 발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대부분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예를 볼 때, 마필축산업은 영화산업전체, 또는 섬유산업전체 정도 규모의 당당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경마산업이 발달한 호주나 아일랜드의 경우 G.D.P.의 3%까지 차지하고 있다. 이제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눈앞에 둔 우리나라의 경우, 마필산업은 막 대중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려는 순간에 선 것이다. 만약 여기서 마필 산업에 집중적인 관심을 쏟고, 발전시키지 않으면 모처럼 맺은 경제 발전의 열매를 다른 나라에 빼앗기게 될 것이다.

현재 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국내의 마필산업이, 선진국의 예와 같이 경마와 승마가 50:50의 적정한 규모로 자리 잡고 정상적으로 발전한다면, 서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승마의 대중화를 통해 마필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경마를 즐긴다면, 경마의 지나친 사행성을 줄이면서도 그 산업규모를 꾸준히 늘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마의 축발기금을 승마발전에 보다 더 많이 투자한다면, 국내 승마산업의 기반구축과 대중화가 가속될 것이고, 이는 국민들의 건강 및 체력증진과 농촌의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의 기회가 될 것이다.

* 마필 축산 발전에 청사진은 있는가?

첫째 승마를 대중들에게 홍보하고 인식시켜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말들의 조상에게 4번 절하는 마조제를 치러왔다. 마조제는 임금이 직접 관장하는 국조오례의에 따른 국가 주요행사였다. 국방, 교통, 운송, 정보통신, 일상생활에 마필이 깊숙이 관여된 결과 이러한 문화가 생겨난 것이다.

우리나라가 수많은 외침으로부터 국가의 정체성을 지켜온 곳은 ‘훌륭한 장수와 좋은 말’의 피가 함께 이 땅에 뿌려졌기 때문이다. 이를 홍보하기 위해 말에 관한 역사, 전설, 관습, 지명 등을 연구하고 기마민족의 뿌리를 찾는 문화적인 컨텐츠가 우선적으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우수한 선수를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승마 문화를 바탕으로 생활체육 기반의 풀뿌리 승마가 먼저 단단히 자리 잡아야 한다. 각종 일반인 승마대회와 승마 공원, 관광지 마차 운행 등이 보급 되어야 한다.

둘째 지금처럼 자연적으로 승마인구가 늘어나도록 방치하면, 최종 마필 소비 고객층이 너무 엷어 승마의 확산 자체가 어려워진다. 학교체육을 멀리하여 점차 체력이 저하되고 비만이 심각해지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말을 타러 승마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안전승마시설을 학교에 설치하고 말을 차에 실어 나르는 ‘찾아가는 승마교실’을 시범적으로 실시해서, 점차적으로 승마가 정식 학과수업의 과목이 되도록 만들어야한다.

셋째 자연과 생활환경의 오염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재활승마’ 사업을 벌여야 한다. 이로 인하여 장애인들에게 근력향상과 자신감 회복, 삶의 즐거움을 주고, 수많은 관련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넷째 국방부에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군부대에 약 10~20 두의 마필을 지속적으로 기증하여 병사들이 체력을 단련할 수 있도록 하고, 바쁜 사회생활에서 배우기 어려운 승마를 병영에서 꾸준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한다. 부대별로 승마시합도 열고, 군마대를 조직하여 퍼레이드 등의 행사에 참여하면 군민협조에도 일조할 수 있다. 이 병사들이 제대하면 곧바로 마필산업의 인력이나 최종 고객이 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방법으로 승마의 대중화와 마필산업의 발전을 도모한다면 머지않아 승마인구 80만 명, 승용마필 8만두, 승마산업 4조원의 미래는 현실이 될 수 있다. 국내 마필산업에 이러한 든든한 배경이 뒷받침된다면, 승마인구 100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의 거시적인 마필정책이 만들어질 것이고, 전국 어느 농가에서나 말과 함께 전원생활을 즐기는 축산 농가, 은퇴 후 전원생활을 즐기는 목장 운영자, 푸른 초원위로 미소를 흩날리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아름답고 활발한 전원 농촌의 꿈은 신기루가 아니다. 이제부터 정부와 농민과 마필 축산계가 함께 만들어 가야할 가까운 미래인 것이다.

F.T.A.의 타결과 함께 공은 우리 농촌으로 넘어왔다. 이대로 앉아서 죽을 것인가? 확실한 청사진 손에 들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인가? 선택은 오로지 우리 농민의 몫이다.

한국국토대장정기마단 사무국장 김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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