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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사라지고 분노만 남은 ‘광천 우시장’
관리자 2008-04-28 1535


희망 사라지고 분노만 남은 ‘광천 우시장’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 발표 이후 소값이 연일 폭락하는 등 농가들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광천 우시장의 모습. .

봄바람이 매섭게 불던 지난 24일 새벽. 소를 실은 차들이 속속 충남 홍성 소재 광천 우시장으로 몰려들었지만 그 곳을 찾은 농가들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사료값이 올라도 “잘 키우면 괜찮겠지”라는 작은 희망의 끈을 갖고 있었던 한우농가들에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희망조차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런 여파는 소를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들의 눈치싸움, 신경전으로 번졌다. 일부에서는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발표 이후 소값이 연일 폭락하면서 사육농가들의 신경이 곤두선 영향이다.

서산에서 60두를 키우는 한 한우농가는 “정부가 둔갑판매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조건 개방하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지난해 25kg 1포당 7000원대였던 사료값이 1만원이 넘는 등 크게 오른 상황에서 이번 개방으로 망하게 생겼다”며 하소연했다.

이날 거래가격은 전장보다 크게 하락했다. 암소 한 마리 평균가격(600kg)은 446만6400원으로 14일(475만9200원)보다 약 30만원 떨어졌다. 399만6600원이었던 수소가격은 무려 12.3% 폭락한 350만4600원이었다. 암소와 수소의 kg당 최고가격은 각각 8500원, 7000원에 불과한 반면 최저가격은 5500원, 4800원까지 급락했다.

소 중매인인 이용진 씨는 “kg당 8000원대였던 수소가격이 5200원에도 거래되는 등 장이 열릴 때마다 가격이 떨어지면서 사정을 해도 구매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홍성축협의 임창희 씨는 “장마다 kg당 200원씩 떨어지고 있다”면서 “수입이 재개된 후 기대심리가 사라지면서 가격은 떨어지고 있지만 거래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7일 88.5%였던 거래성사율은 14일 82.7%, 24일 78.7%로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가격이 추락하는데도 거래가 활발하지 않자 농가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홍성에서 한우 200두를 사육하는 ㅇ씨는 “9000원이 넘던 암소가격이 6000~6500원 얘기가 나와 속이 터질 지경”이라며 “현장과 안맞는 사료구매자금 대책을 발표한 이 정부가 선거 끝나자마자 쇠고기 수입재개를 선언해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또 “수소가격 5200원은 송아지값도 안된다”면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통령이 오히려 농촌 경제를 다 죽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발표가 난 지 열흘도 채 안됐지만 가격은 폭락하면서 한우농가들의 근심과 걱정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출처 : 농어민신문 2008년 4월 28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