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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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사료를 늘려라
관리자 2008-05-23 1471


3. 조사료를 늘려라


   축산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기자재업체, 학계, 협동조합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경영비를 절감하는 단순한 방법은 몸이 조금 더 고생하는 것이라고.

공장에서 만들어진 배합사료와 수입 풀 사료를 줄이고 직접 땀 흘려 재배한 조사료를 먹이는 것도 이 같은 ‘고생하는’ 방법 중 하나다.

△ 경영비 절감 노하우는 땀

편한 시대는 갔다? 어떤 축우농가들은 앞으로의 소 산업에 대해 이 같이 말한다.

전 세계적인 대체에너지 수요와 유류비 강세, 달러 약세 등 수입사료 원료 값이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원자재를 수입에 지나치게 의존해선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논리다.

땀 흘려 일함으로써 목장 경영에 필요한 자재를 스스로 조달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

양질 조사료를 자급함으로써 줄일 수 있다고 알려진 목장 경영비는 통상 11~17%수준. 소의 에너지 이용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강세를 보인 유류비와 배합사료 값을 따진다면 이 수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조사료는 목초와 사료작물, 볏짚 등을 통틀어 약 420만톤으로 한우를 중심으로 소 마릿수가 늘면서 필요량도 매년 조금씩 늘어났다.

이에 비해 자급률은 2003년 84.0%에서 2006년 82.1%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초지면적 또한 도시화 등으로 전용면적이 늘면서 4만2000ha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조석진 영남대학교 교수는 “쌀 생산이 줄고 휴경지는 늘어나지만 목초지는 줄었다”며 “목장의 경영비 절감 뿐 아니라 축산업 경쟁력을 전반적으로 높이기 위해 국내 부존자원을 활용한 조사료 확보가 절실해지는 만큼 농가의 참여와 정책적 지원이 그 어느 때 보다 요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적당한 조농비율이 유량·육질 지지한다

그렇다면 조사료를 어느 정도로 높은 비율로 급여해야할까.

전문가들은 현재 4:6의 비율을 보이는 조사료와 농후사료 급여비율을 6:4 수준으로 바꿔야한다고 말한다.

축산과학원은 ‘조사료의 품질과 농후사료 급여수준’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젖소에 조사료와 농후사료를 5:5로 급여한 경우와 7:3으로 급여한 경우를 비교 분석 제시했다. 실험결과 꽃이 피기 전에 수확한 알팔파 건초 등 조사료를 더 많이 급여한 소의 하루 산유량은 경산우의 경우 35.4kg, 초산우 25.7kg으로 조사료비율이 30%수준에 그친 소의 30.5kg, 23.5kg과 대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꽃이 핀 후 수확한 알팔파 건초를 급여한 경우에도 농후사료를 적게 급여한 소의 유량이 더 많았다. 다만 조사료 비율이 높을수록 유지율은 확실히 떨어져 유대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저지방 우유를 선호하는 소비자 기호 등으로 유지방이 아닌 유단백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유대산정체계로의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는 만큼 지금부터 조사료 급여비율을 높여나가는 것이 목장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비육소의 경우에도 적당량의 발효시킨 조사료 급여가 발육 및 사료이용성 증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거세우에 청보리 급여시 사료요구량이 줄고 일당 증체량과 1등급 이상 출현율이 높아진 것 역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 한국 축산업 독립심 키우기···자원순환 농업으로 돌아가자

조사료 자급률 향상은 생산비 절감 뿐 아니라 유휴 경작지 활용을 통한 경종농가 소득보전, 농촌경관보존, 가축분뇨 재활용 부지 확보 등 여러 가지 효과를 한꺼번에 얻는 효과도 기대된다.

성경일 강원대학교 교수는 “자급 조사료를 확보함으로써 축산업은 자원순환형 농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이로써 목장이 생태계 내에서 본연의 역할을 찾고 소비자에게도 국내 축산업이 가치 있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성 교수는 “조사료포를 확보함으로써 축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가축분뇨의 활용터전이 생기는 것도 산업의 경쟁력일 높이는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인식은 물론 정부도 함께 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양질 조사료 생산, 이용 확대를 통해 축산물 품질고급화 및 생산비 절감, 경종농가 소득보전, 겨울철 경관보존 등 농촌환경 개선, 유휴 농경지의 효율적 활용, 수입조사료 대체에 따른 외화절감 등 1석5조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2015년까지 조사료 재배면적 24만ha를 확보해 자급률 90%를 달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 지가상승 압박 등 정책적 배려 요구

업계는 조사료 자급률 문제가 축산업이 커지면서 끊임없이 제기돼온 과제라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 어느 때 보다 자가 생산한 조사료의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 값이 높고 조사료 수확 시기가 집중돼 고가의 관련 장비 확보가 어려운 점 등 오래된 과제가 선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화성시의 한 낙농가는 “지금까지 임대줬던 땅에 조사료를 심었다”며 “더 많이 확보해야하지만 땅이 없거나 임대비가 올라 과연 정말 수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호당 사료포 평균 보유면적 중 본인이 소유는 1만4757.6㎡인 반면 임차지가 2만77.2㎡로 임대비중이 더 높았다.

또 다른 낙농가는 “예전에는 어디든 가서 강둑의 풀이라도 베어왔지만 최근에는 농약을 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어 이도 여의치 않다”고 언급했다.

이수영 건농교역 상무는 이와 관련 “조사료를 재배하고자 하는 농가에 땅을 확보해주는 방법이 요구된다”며 “사료작물 재배용 초지 임대비를 정부에서 보조를 해주는 등의 정책적 배려로 더 많은 농가들이 조사료 생산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판매용 조사료 재배농가의 품질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인식전환, 경제성 높은 종자개발 및 보급, 실수요자 중심의 유통체계 확립, 관련 고가장비의 꼼꼼한 활용도 요구된다.



출처 : 농수축산신문 2008년 5월 22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