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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값 안정돼야 한우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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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내용이 발표되고 처음 문을 연 2일 논산 가축시장에서 한 축산농민이 거래된 소를 망연히 바라보고 있다. |
●현장 / 美 쇠고기 장관고시 발표 후 논산 우시장
“불과 닷새 만에 50만원이 빠졌네유. 더 문제는 사료값이 또 오를 거라는 거유.”
새로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이 고시내용이 발표되고 처음으로 문을 연 6월2일 논산 가축시장. 새벽 5시가 가까워지자 시장을 찾아드는 축산농민들은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들어온다는 소식에 한우값은 떨어지고 사료값만 계속 오르는 데도 뚜렷한 대책과 대안이 없다는 현실에 힘겨워했다.
비육우 60마리를 기르는 서승만씨(68·충남 논산시 가야곡면)는 “수소 평균값이 360만원(600㎏ 기준 360만원·㎏당 6,000원 선)으로 1년만에 100만원 이상 떨어졌다”며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계속되면서 한우고기마저 소비가 둔화된데다 사료값은 오르고 소값은 떨어져 한우농가들, 야단났다”고 걱정했다.
한우농가들을 답답하게 하는 것은 사료값이 오르다보니 조기출하하거나 제대로 비육하지 못한 소를 시장에 내놔 제값을 받지 못하고, 값이 떨어지니 수익이 줄고, 다시 사료값을 충당하지 못해 조기출하하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으로 국내산 쇠고기 소비마저 급감,앞날을 기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실제 2일 논산 가축시장에서는 암소 최고-최저 값이 ㎏당 8,200원과 5,500원으로 그 차이가 무려 2,700원에 달했다. 600㎏으로 환산하면 160만원이 넘는 금액으로 육량이나 등급 차이가 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충남 서천에서 시장 상황을 살펴보러 나온 나모씨(48)는 “값이 떨어진 원인은 여럿이지만 최근에는 사료값이 너무 높아 잘 먹이지 못하고 조기출하하다 보니 좋은 소가 드물어 값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사료값이 해결되지 않으면 한우가 살아날 길은 막막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에는 16개월 안팎 키운 350㎏대 중소가 심심찮게 출하되고 있다. 2일에도 중소 2마리가 ㎏당 6,000원에 거래됐다. 이처럼 중소가 출하되는 것은 송아지를 입식해 1년여 키웠지만 앞으로 1년을 더 먹여야 하는데 그때까지 사료값을 감당하기 어렵고 또 쇠고기 소비심리가 살아나 값 회복이 이뤄질지 알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축산농민들은 정부의 대책이 현실적이고 실질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육우 20마리를 기르는 나씨는 “정부에서 여러 가지 축산농가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만 피부에 닿는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며 “그나마 유통단계에서 확실히 원산지와 한우를 구분해 시장 차별화할 수 있다면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책임한 보도로 한우 소비를 위축시킨 일부 언론에도 불만을 터뜨렸다. 비육우 25마리를 기르는 조모씨(43·충남 청양)는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이후 일부 언론들이 ‘한우도 안전성에 문제가 있지 않으냐’는 식의 보도로 한우 고기 소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안다”며 “안전하고 위생적인 한우 고기 생산과 공급을 위해 노력해야 마땅하나,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보도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임진택 논산계룡축산농협 지도과 계장은 “현재 상황에서 전업농은 사육을 계속하겠지만 소규모 부업농은 한우 사육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럴 경우 번식농가에 타격이 없을 수 없고, 그러다 보면 사육기반이 무너지는 경우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논산가축시장에서는 송아지가 80마리 출장에 48마리, 큰소(600㎏ 기준)는 163마리 출장해 121마리가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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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농민신문 2008년 6월 4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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