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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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원한다
관리자 2008-06-16 1164


소통을 원한다


사진.

100만 촛불의 함성이 시청앞 광장과 광화문 네거리를 넘쳐흘렀다.

전국적 규모로 전개된 지난 10일 촛불집회. 작지만 강한 빛을 담은 수많은 종이컵은 투박한 농업인의 손에서부터 아빠의 목말을 타는 고사리 손, 남녀노소와 넥타이·유모차 부대 등 계층과 연령을 초월한 힘으로 밝혀졌다.

지난 10일 광화문 네거리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밝혀진 촛불집회의 모습이다.

이날 집회는 6.10항쟁 21주년과 맞물리면서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형식적 자유민주주의를 염원한 1987년 6.10항쟁과 국민 개인이 직접 참여하며 양방향 소통을 주장하는 2008년 6.10 촛불집회의 모습이다. 고시철회, 재협상 주장이 물대포와 바리케이트를 만나 진화했다. 소통하는 민주주의로.

◆소통을 거부하는 명박산성(?)

대규모 인파의 운집으로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광화문 충무공 동상 앞쪽에 컨테이너를 동원한 바리케이트를 설치했다. 또한 집회 참석자들의 월경을 막는다며 기름(구리스)을 칠해놨고, 그 위에 대형 태극기를 걸었다. 컨테이너 틈새는 용접했고, 철끈으로 바닥에 고정시켜 놨다.

집회 참가자 중 누군가가 이를 보고 명박산성이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청와대와 직선으로 연결되는 광화문 네거리를 막은 컨테이너. 흡사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현 시국을 상징하는 듯. 충무공도 청와대를 등지고 있었다.

◆자제하는 이성

일부 참가자들은 바리케이트를 넘기 위해 대형 스티로폼을 이용한 계단을 만들었다. 그러나 곳곳에서 ‘비폭력’을 외치며 자제를 당부하는 참석자들은 스티로폼을 자유발언대로 변신시켰다. 스티로폼에 오른 시민들은 ‘재협상’과 ‘대운하 반대’ 등 정부정책에 대한 총체적인 불만을 쏟아냈다.

경찰도 폭력사태를 우려, 최대한 참석자들을 자극하지 않았다. 집회현장 외곽에서 자리를 지켰다. 저녁 9시를 넘기면서 종로경찰서장이 확성기를 통해 해산을 권고하는 방송을 수차례 내보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예정된 집회가 끝나고 거리행진이 시작됐다. 광화문과 종로, 안국동으로 연결되는 도로 중앙에는 촛불로 밝혀진 중앙선이 만들어 졌다.

◆ 농민연합 “이명박 정부 독단 반대”

지난 12일 농민연합(상임대표 윤요근.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장관고시 철회와 재협상 실시만이 진정한 소통”이라며 “350만 농업인은 100만 촛불대행진을 성사시킨 국민들과 끝까지 함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든 정책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농민연합은 지난 9일자 조선일보 사설에 대해서도 엄중히 경고했다. 조선일보는 전국한우협회 남호경 회장의 “쇠고기 개방으로 피해보는 농민들은 뒷전이고 엉뚱한 쪽으로 불이 붙고 있다”는 인터뷰 발언을 이용, 농업인과 국민을 이간질 시켰다는 비난이다.

농민연합은 “(발언내용은) 350만 농업인의 뜻과 다르며, 이를 전 농업인의 생각인양 오도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로운 국면

이날 집회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장관고시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주장하던 기존의 주장. 단지 미국산 쇠고기뿐만 아닌, 정부 정책에 대한 총체적 반대입장이 정권퇴진운동으로 번지려고 하고 있다.

촛불시위를 이끌어왔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오는 20일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전면재협상을 요구했다. 이를 수용치 않을 경우 현 정부에 대한 정권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대책회의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입장발표와 함께 다음 아고라 정치토론방에는 반나절만에 찬반 댓글이 6만여건을 넘기고 있다.

◆정부 “추가협상 한다”

지난 12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세종로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반영해 13일 미국에서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추가협상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협상에 대해 “4월18일 이뤄진 합의의 실질 내용을 바꾸는 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며 “우리나라에 대한 신뢰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도록 하는 방법이 가장 지혜롭다”고 강조했다.

30개월 이상 쇠고기 교역금지를 민간자율로 합의할 경우 양국 정부가 이를 문서로 보증하는 문제에 대해 김 본부장은 “정부가 문서로 보증할 경우 정부의 관여가 드러나 국제통상규범에 어긋나는 문제점이 분명히 있고 또 다른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추가협상이라는 꼼수로 대국민 사기극을 다시 한 번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김 본부장의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국민대책회의는 “김종훈 본부장의 발표는 국민들의 요구를 왜곡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요구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만이 아니라, 광우병 위험물질(SRM)과 내장 수입금지 등 검역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협정문의 전면 개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출처 : 농업인신문 2008년 6월 13일자 기사